최근 자주 달리는 댓글 주제가 있습니다. 얼마 전 마음먹고 투자를 시작했는데 사자마자 주가는 횡보하고 환율은 난리가 났다는 내용입니다. 투자를 좀 해본 분이라면 다들 한 번 이상 겪었을 겁니다. 서대리도 월적립 매수하는 날이 늘 그달의 최고점이었고 사고 나면 다음 날부터 귀신같이 빠졌습니다. 1년 12달 중 10달은 그런 것 같습니다.
최근 투자를 시작했는데 미국 기술주와 달러환율 하락으로 걱정하는 분들께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미국주식 월적립을 시작하자마자 주가와 환율이 모두 떨어졌다면 축하할 일입니다. 운 좋게 선택받은 투자자입니다.
적립식에게 시작 직후 하락은 나쁜 게 아닙니다
보통 투자에서 플러스는 좋은 것, 마이너스는 나쁜 것이라 생각합니다. 돈을 한 번에 넣는 거치식이나 투자 기간을 짧게 잡는 분들에게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적립식으로 모아가는 분들에게 시작 직후 찾아온 하락은 전혀 나쁜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좋은 겁니다. 지난 몇 년 계속 올랐던 달러까지 함께 떨어진다면 어이없어 환장할 일이 아니라 기뻐서 환장할 일이죠.
서대리의 첫 연금저축펀드는 2019년 8월 1일 시작해 한 달도 빼먹지 않고 미국 지수 ETF를 월적립 중입니다. 그 기간 주요 지수의 성과부터 보겠습니다.
| 2019.08 〜 2026.09.04 | 누적 수익률 |
|---|---|
| S&P500 | 162% |
| 나스닥 | 228% |
| 코스피 | 226% |
| 달러환율 | 14% |
| 비트코인 | 276% |
코스피가 올해 하반기 많이 빠졌는데도 나스닥과 수익률이 거의 비슷합니다. 둘 다 우상향했지만 과정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나스닥은 2022년 큰 하락장을 맞았지만 2년 만에 전고점을 회복하고 이후 짧은 하락을 몇 번 거치며 꾸준히 올랐습니다. 반면 코스피는 2021년 6월 고점 뒤 2025년 8월까지 계속 횡보했다가 이후 나스닥을 가볍게 이길 만큼 폭풍상승했죠. 삼성전자·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나온 뒤 2달간 많이 빠졌지만 누적으로는 여전히 나스닥과 비슷합니다.
"사자마자 떨어져서 슬프다"는 분들이 걱정하는 건 대부분 코스피 사례일 겁니다. 고점을 찍고 떨어져 장기간 횡보하는 최악의 상황이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월적립 매수자에게는 코스피처럼 장기간 횡보하는 쪽이 훨씬 유리합니다.
같은 4,300만원, 결과는 2천만원 차이
매월 첫 영업일에 50만원씩, 서대리는 나스닥에 서과장은 코스피에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2019년 8월부터 2026년 9월까지 86번 월적립할 수 있었고 원금은 4,300만원입니다.
| 월 50만원 × 86회 (원금 4,300만원) | 총자산 |
|---|---|
| 나스닥 지수 적립 (서대리) | 8,346만원 |
| 코스피 지수 적립 (서과장) | 1억 430만원 |
| TIGER 미국나스닥100 (환노출, 소수점 가정) | 9,378만원 |
| TIGER 200 | 1억 2,223만원 |
지수 수익률은 나스닥이 조금 더 높은데 총자산은 코스피가 2천만원 넘게 많습니다. 적립식 초반에 계좌를 꾸준히 늘리는 동안 "주식이 오르지 않은" 덕분입니다. 코스피는 5년 넘게 횡보한 만큼 저렴한 가격에 수량을 늘릴 수 있었고, 2025년 하반기에 그렇게 모인 돈이 한 번에 오르니 수익이 극대화됐습니다. 거치식이었다면 나스닥 승이지만 적립식이기에 코스피가 이긴 겁니다.
환율이 반영된 실제 ETF로 비교하면 격차가 더 벌어집니다. 국내상장 ETF는 원래 소수점 매수가 안 되지만 단순 비교를 위해 매월 50만원이 전부 투자된다고 가정했고 86개월 총 투자금은 4,300만원으로 같습니다. 주가 수익률은 TIGER 미국나스닥100 319%, TIGER 200 290%로 나스닥이 더 높은데 월적립 결과는 3천만원 가까이 코스피 쪽이 많습니다. 누적 수익률이 더 높아도 그동안의 주가 경로에 따라 월적립의 최종 결과는 달라집니다.
하락장을 만나는 것 자체가 원래 쉽지 않습니다. 지난 10년 나스닥 ETF QQQ의 일별 최대낙폭을 보면 30% 넘게 빠진 건 2022년 한 번뿐이고 20% 넘게 빠진 적도 4번에 불과합니다. 2,431거래일 중 20% 이상 하락 상태였던 날은 269일, 전고점을 새로 쓴 날은 358일입니다. 내가 적립을 시작할 때 우연히 하락장이 펼쳐진다면 하늘에 감사해야 하고, 하락과 횡보가 길어지면 더더욱 좋은 이유입니다.
결과론이라는 걸 인정한 뒤 남는 진짜 조건
물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 결과가 다 나온 데이터로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코스피는 2019년부터 5년, 그 이전에도 훨씬 오랫동안 2,000대를 유지해 박스피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10년 넘는 기다림 끝에 폭등했지만 미래를 모른 채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10년을 버티는 건 솔직히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그 전에 팔았다가 한참 오른 뒤 다시 들어왔을 겁니다.
그래서 하락장 월적립의 문제는 계좌 수익률이 아닙니다. 전고점을 회복해 날아갈 때까지 버틸 수 있느냐입니다. 그 과정에서 심리를 흔드는 악재와 뉴스가 계속 나오고 주변 투자자들도 더 떨어진다고 겁을 줄 겁니다. 2022년 1년짜리 하락장에서도 정말 많은 분이 버티지 못하고 눈물의 손절을 했죠. 미국주식은 2년 만에 회복했지만 당시엔 그 미래가 보이지 않았으니 걱정되는 게 당연합니다.
- 남이 좋다고 한 종목이 아니라 내가 믿는 종목을 모아가야 버틸 수 있습니다
- 도중에 팔지 않도록 안정적인 현금흐름 만들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 소득보다 생활비가 많거나 갑자기 큰돈 쓸 일이 생기면 주식을 팔아야 하는데, 신기하게도 이런 돈 문제는 하락장에 터집니다. 저가에 판 뒤 오르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죠
늦었다는 생각에 무리하면 안 됩니다
월적립을 시작했다면 한 가지 더 조심할 게 있습니다. 늦었다는 생각에 무리한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댓글을 남긴 분들 중 40대 이상이 많았는데, 모아야 할 돈은 정해져 있고 늦게 시작한 만큼 일찍 시작한 사람보다 더 많은 돈을 넣어야 하는 게 사실입니다. 이전 글에서 다룬 계산을 다시 가져오면 이렇습니다.
| 목표 11억 4천만원 · 연평균 10% | 필요 월 투자금 |
|---|---|
| 30년 | 50만원 |
| 20년 | 149만원 |
| 10년 | 552만원 |
| 10년 · 연평균 30% 가정 | 51만원 |
이 여정을 그래프로 그려 보면 늦게 시작한 만큼 지각 요금도 복리로 불어나는 모양이 나옵니다. 한 달 552만원은 웬만한 사람에게 쉽지 않고, 은퇴 날짜는 정해져 있고 월 투자금도 한계가 있다면 투자 3대 변수 중 남는 건 수익률뿐입니다. 연평균 10%가 아니라 30%를 낼 수 있다면 이론상 월 51만원으로 10년 만에 11억 4천만원을 만들 수 있죠. 그래서 지수 ETF 대신 3배 레버리지나 개별종목처럼 변동성 큰 종목에 관심이 가는 겁니다.
투자 경험이 많은 분들은 갑자기 30〜40% 떨어져도 바로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미 많이 맞아봐서 하락장 면역이 있고 투자금을 꾸준히 늘려온 분이라면 한 달에 연봉만큼 증발해도 그러려니 합니다. 서대리도 7월 한 달에 4천만원 넘게 증발했는데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은 했지만 걱정되거나 방법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9년 정도 쌓인 경험 덕분이죠.
하지만 이제 시작한 분들은 이런 하락과 마이너스 금액에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지금은 많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점 대비 거의 안 떨어졌습니다. 코스피와 반도체 정도만 20% 넘게 빠졌을 뿐이고 환율을 감안해도 주가는 여전히 높습니다. 떨어진 게 거의 없는데도 손실이 걱정된다면 공격적인 투자는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늦었다는 생각에 공격적으로 갔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될 수 있고, 은퇴까지 시간이 적으면 잘못됐을 때 회복하고 다시 시작할 기회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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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힘은 현금흐름 기록에서
굴림에 비상금과 월 현금흐름까지 기록하면 하락장에서 내가 몇 달을 버틸 수 있는지 숫자로 보입니다. 원금 대비 수량이 쌓이는 과정도 매월 확인해 보세요
무료로 시작하기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상품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시뮬레이션은 과거 데이터(2019〜2026)와 단순화된 가정(소수점 매수·연 10% 등) 기준이며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레버리지 상품은 원금 손실 위험이 큽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