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다가오면 투자 커뮤니티와 댓글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주제가 있습니다. 미국주식, 특히 S&P500이 9월에는 많이 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매년 이맘때 나오는 걱정인데 그 시작은 과거 데이터입니다. 1928년부터 2026년 7월까지 S&P500의 월별 평균 수익률을 보면 9월만 -1.08%로 유일하게 눈에 띄는 마이너스입니다. 그다음으로 낮은 달이 2월 -0.01%니 2등과의 격차도 상당하죠. 역사적으로 9월 투자는 결과가 좋지 못했던 때가 많았습니다.
"S&P500 얘기니까 나스닥은 괜찮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제 둘은 거의 비슷해졌습니다. QQQ에 있는 종목의 85%가 SPY에 들어 있고, 기술주 시대인 만큼 비중 상위 종목이 대부분 겹쳐서 두 지수의 움직임은 점점 더 닮아가고 있습니다. S&P500·나스닥 ETF를 모아가는 입장이라면 9월 계절성 걱정을 피해 갈 수 없다는 뜻입니다.
하락론의 근거: 통계가 가리키는 9월
통계를 조금 더 뜯어보면, 1928년부터 월별로 수익률이 플러스였던 횟수와 마이너스였던 횟수를 세어봐도 9월만 유일하게 마이너스가 더 많았습니다. 다만 마이너스인 해만 떼서 평균을 내보면 9월뿐 아니라 5월·10월·11월도 -4%를 넘고, 9월의 플러스 평균 수익률은 3.18%로 꼴등이 아닙니다(플러스 평균 꼴등은 2.93%의 2월). 결국 9월의 평균이 나쁜 건 낙폭이 특별히 커서가 아니라 마이너스로 마감한 횟수 자체가 가장 많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올해는 11월 중간선거가 있는데 신기하게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9월 평균 수익률도 마이너스였다고 합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걱정도 시장을 누르고 있습니다. 9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이 35%에서 59%까지 올랐다는 집계도 있죠. 온 우주의 기운이 9월 하락을 가리키는 모양새라 걱정이 커질 만합니다.
반대 데이터: 올해와 비슷했던 해의 9월
당연히 반대 논리도 있습니다. 2026년과 주가 흐름이 비슷했던 해만 떼서 보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 조건: 8월 플러스 + 연초 이후 10〜17.5% 상승했던 해 (총 11번) | 결과 |
|---|---|
| 그해 9월이 플러스로 마감 | 11번 중 6번, 평균 +1% |
| 그해 9〜12월 4개월 수익률 | 평균 +5.6%, 11번 중 10번 플러스 |
개인적으로는 9월 자체보다 이후 4개월 통계가 더 재미있습니다. 시장 분위기가 좋았던 해는 그 기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확률이 높았다는 뜻이니까요. 이 조건으로 보면 9월은 하락보다 상승 확률이 높은 달이 됩니다. 조사 기간을 2010년 이후로 좁혀도 9월 하락률은 더 줄어듭니다. 여전히 12개월 중 9월만 혼자 마이너스라 "9월의 저주"가 살아 있긴 하지만 그 강도는 점점 약해지고 있죠.
이처럼 통계는 조건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9월을 위험한 달로도, 별거 아닌 달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1928년부터의 자료를 믿는다면 9월 전에 지수 ETF를 전부 팔았다가 다시 들어오는 게 정답이겠지만, 다른 통계처럼 앞으로 4개월이 좋은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과거 성과는 미래를 보장하지 않고 전문가들도 결국 정답을 모릅니다. 옛날에 없었던 새로운 일이 계속 생기고 전 세계가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시대라 파급효과도 예전과 다릅니다. 확률은 확률일 뿐, 올해 9월이 예외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마켓타이밍의 비용: 최고의 날과 최악의 날
9월 전에 주식을 다 팔았는데 예상과 다르게 주가가 오르면 복리 효과는 그만큼 줄어듭니다. 관련해서 재미있는 자료가 있습니다. 수익률이 최고였던 날들을 놓친 경우, 최악이었던 날들을 피한 경우, 그리고 둘 다 놓친 경우의 장기 수익률을 비교하면 최고의 날과 최악의 날을 모두 놓친 수익률이 그냥 가만히 있었을 때와 거의 같습니다. 고점과 저점을 정확히 맞출 능력이 없다면 사놓고 기다리는 게 절대 비효율적인 투자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에게는 가성비 최고의 투자법이라는 뜻입니다.
장기투자 목표로 미국 지수 ETF를 모아가고 있다면 9월 하락설은 크게 신경 쓸 필요 없는 소음에 가깝습니다. 통계적으로 9월의 마이너스 확률이 다른 달보다 높은 건 사실이지만, 조건 몇 개만 붙이면 1월부터 12월까지 전부 "투자를 걱정해야 하는 달"로 만들 수도, 반대로 전부 "투자하기 좋은 달"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2017년부터 투자해 오면서 단 한 번도 "이번 달은 주식하기 정말 좋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장이 좋아도 항상 새로운 걱정거리가 떠올랐고, 시간이 지나 차트를 보며 그때가 좋았다고 아쉬워할 뿐이었죠.
진짜 대비는 파는 게 아니라 점검입니다
그래도 하락 통계에는 분명한 효용이 있습니다. 실제로 시장이 떨어졌을 때 정신적으로 덜 아프게 맞는 예방주사 역할입니다. 언제 맞을지 알고 있으면 대비도 되고 맞아도 덜 아픕니다. 단, 여기서 대비는 미리 팔거나 숏을 잡는 게 아니라 다음 두 가지 점검입니다.
- 현금흐름·비상금 점검: 주식이 떨어져도 팔지 않고 전고점 회복까지 버틸 수 있는지. 생활비 걱정이 없으면 헐값이 된 주식을 팔 이유가 없고, 2022년과 2025년 하락장처럼 월적립 매수하며 기다리면 됩니다. 대학생 때부터 가계부로 현금흐름을 관찰해 온 이유입니다
- 만기 있는 돈의 분리: 부동산 중도금·잔금, 전세 보증금처럼 만기가 정해진 돈은 투자에 넣지 않고 현금으로 확보돼 있는지. 이 돈까지 투자했다가 만기까지 회복하지 못하면 인생에 정말 큰 문제가 생깁니다. 부동산 대출은 보통 이미 최대치라 추가 대출도 어렵고, 최악의 경우 계약이 깨지며 돈만 날릴 수 있습니다
서대리 부부는 현재 만기가 정해진 돈이 없어 비상금 일부만 빼고 전부 투자에 활용 중이라고 합니다. 과거 통계대로 9월에 하락장이 온다면, 그리고 미리 정해둔 낙폭 기준까지 지수가 떨어진다면 월적립에 추가매수를 더하고 그다음부터는 기다릴 뿐이라는 것이죠.
9월 미국주식이 어떻게 될지 100% 맞출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대응도 각자의 상황과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떨어지면 더 싸게 모아서 좋고 오르면 총자산이 늘어서 좋다는 마음으로, 9월에 떨어져도 생활에 문제가 없다면 지금처럼 계속 모아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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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 버팀목은 기록입니다
굴림에 비상금과 현금흐름까지 기록해 두면 하락장에서 내가 버틸 수 있는 기간이 숫자로 보입니다. 계좌별 원금·평가액 추이도 자동으로 그려집니다
무료로 시작하기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상품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통계는 과거 데이터 기준이며 미래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금리·선거 등 시장 변수는 작성 시점(2026년 8월)의 집계 기준입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