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50% 폭락 예언, 믿어야 할까: 그랜섬 예측의 성적표와 34년 MDD 데이터

서대리··7분 읽기
S&P500 50% 폭락 예언, 믿어야 할까: 그랜섬 예측의 성적표와 34년 MDD 데이터

"S&P500이 최대 70% 폭락한다." 유명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의 예언이 다시 돌면서 투자를 계속해도 될지 걱정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요즘은 주식투자가 워낙 대세라 가만히 있어도 하락 원인 분석을 주변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이번 하락은 장기채권 금리 급등과 그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수급 문제 때문이라고 올해 초 투자를 시작한 후배가 자세히 알려줄 정도니까요.

닷컴버블 평행이론에 버핏지수 220% 돌파까지 안 좋은 소식만 가득한데, "진짜 폭락 오면 좋겠습니다. 현금 풀매수하고 싶네요"라는 반응도 그만큼 많습니다. 이 예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예언의 과거 성적표와 34년치 하락 데이터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그랜섬의 예언: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버블

발단이 된 기사는 7월 2일에 나왔습니다. 미국주식이 최대 70% 떨어질 테니 보유하지 말라는 제목입니다. 지금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버블이고 기술주 중심 랠리가 지속되기 어려우니, 많이 오를 종목일수록 많이 떨어진다는 투자 진리를 바탕으로 미국 기술주 비중이 크다면 전부 팔라는 조언입니다.

붕괴 시점은 "몇 주, 몇 달 후는 물론이고 몇 년 후에는 확실히 그럴 것"이라는 굉장히 구체적(?)인 답변을 내놨습니다. 장기 추세 수준으로 되돌아간다면 50%가 아니라 70% 하락이 될 것이라는 마무리와 함께요. 2026년 8월 기준 S&P500은 7,700대, 나스닥은 26,000대인데 둘 다 50%씩 떨어지면 3년 전인 2023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셈입니다.

예언의 성적표를 차트에 그려보면

그랜섬은 이런 말을 워낙 자주 해온 분이라 기사가 나올 때마다 기록해 둘 만합니다. 작년 1월 이후 인터뷰가 없어 활동을 접으셨나 했는데 오랜만의 복귀이기도 하죠. 2015년 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VOO 일별 주가 차트에 하락장 예언 시점을 표시해 보면 "50% 폭락"이라는 표현을 참 좋아한다는 것부터 보입니다. 그 이전에도 예언이 많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가 미국주식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20년 전후를 감안해 기간을 적당히 잘랐습니다.

폭락을 언급한 시점에 맞춰 떨어진 적도 있고 이후에 쭉쭉 오른 적도 많습니다. 2022년 1월과 2025년 1월은 나름 적중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잠시뿐이었죠. 물론 이번에는 진짜로 엄청난 하락이 올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100%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주식시장 예언도 100%는 없습니다. 매번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미 일론 머스크보다 부자일 겁니다.

예측 대신 대응: 팔 일을 만들지 않는 환경

그래서 시장 예측보다 내 상황에 맞는 대응에 집중하는 편이 낫습니다. 자산을 모아가는 입장이라면 대응의 핵심은 하나입니다. 하락장이 와도 팔지 않고 꾸준히 들고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 주식투자의 영역이라기보다 생존의 영역이죠.

역대급 하락장을 만나도 충분한 시간만 있으면 결국 회복합니다. 문제는 그때까지 버티지 못하고 파는 경우인데, 주식을 팔아 현금화하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조건은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 만기가 있는 돈(전세금·매매 잔금·자녀 등록비 등)으로 투자하지 않기
  • 주식 외 정기 소득(월급·배당금·부업)이 한 달 생활비보다 많게 유지하기

예시 기준으로 맞벌이에 자녀가 없어 고정 생활비가 크지 않은 가구라면, 50% 반토막 하락장이 와도 저렴해진 주식을 월적립으로 계속 사면서 기다릴 수 있는 환경이 됩니다. 각자 상황이 다르니 정답은 없지만 점검할 항목은 같습니다.

모아가는 사람에게 하락장이 행운인 이유

자산을 모아가는 초반에 큰 하락장을 만나는 건 오히려 행운입니다. 투자할 시간이 충분한 20〜30대에게는 특히 그렇습니다. 실제 데이터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2017년 1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S&P500은 191%, 코스피는 162% 올랐습니다. 월별 차트로 보면 흐름이 완전히 다릅니다. S&P500은 2022년을 빼면 매년 꾸준히 오른 반면 코스피는 2017년부터 2025년 초까지 8년 가까이 횡보하다 마지막 1년 반 동안 급등해 따라잡았습니다. 이 기간에 매월 50만원씩 적립했다면 결과는 어떨까요.

월 50만원 × 106개월 (원금 5,300만원)지수 누적수익률최종 총자산
S&P500 적립 (서대리)+191%1억 408만원
코스피 적립 (서과장)+162%1억 3,244만원

누적수익률이 높은 S&P500이 이길 것 같지만 코스피 쪽이 2,800만원 더 많습니다. 오래 횡보하는 동안 싸게 많이 모았고, 돈이 많이 모인 상태에서 수익률이 한 방에 터졌기 때문입니다. 모아가는 사람에게 하락과 횡보는 공포가 아니라 감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고, 정신승리가 아니라 실제로 유리해지는 구조입니다. 전제는 앞서 말한 안정적인 현금흐름입니다.

다만 은퇴가 얼마 안 남았거나 목표자산을 다 모아 파이어를 준비 중이라면 다른 대응이 필요합니다. 자산 방어가 되는 주식+현금 조합이나 배당 안정감 높은 SCHD류의 비중을 높이는 식으로요. 목표에 도달한 시점이라면 이렇게 세팅해 두고 배당금과 필요시 추가 소득으로 행복한 시간에 집중하는 편이 낫습니다.

"폭락 오면 풀매수"가 어려운 이유: 34년 MDD 데이터

"진짜 폭락 오면 현금 풀매수하겠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역사가 가장 긴 S&P500 ETF인 SPY의 1993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일별 MDD(고점 대비 최대 낙폭)를 계산해 보면:

하락 규모지난 34년간 발생 횟수
고점 대비 -50% (반토막)1회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닷컴버블-49%에서 멈춤 (반토막 미달)
고점 대비 -30%최근 10년 기준 1회 (2020년 3월 코로나)

2010년부터 지금까지 "다음 반토막"을 기다린 사람은 한 번도 투자하지 못하고 현금만 들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동안 S&P500은 7배 올랐는데 말이죠. 요즘은 시장에 안전장치도 많아 반토막은 예전보다 더 보기 어렵습니다. 하락장을 일찍 만나는 게 행운이라고 했는데, 진짜 반토막을 두 눈으로 보는 것 자체가 확률적으로 드문 행운이고 그때 풀매수할 용기까지 있다면 자산 측면에서도 운이 좋은 겁니다.

하락보다 상승 확률이 높고, 고점에 물려도 보통 1〜2년 뒤면 "그 가격이 한 번만 더 와주면 좋겠다"고 부러워하게 됩니다. 로또나 뽑기 운이 없는 편이라면 이런 드문 하락장도 만나기 쉽지 않다고 보고 월적립 매수를 계속하는 것이 확률에 맞는 선택입니다.

예측이 직업인 사람들, 기록이 무기인 사람들

앞으로 시장이 오른다 내린다 말하는 사람이 많은 건 그게 그분들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증권사도 이용자가 거래를 많이 해야 돈을 버니 앱 메인에 도파민 터지는 종목을 배치하고 거래를 유도합니다.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라 각자 목적에 맞게 돌아가는 것이죠.

개인 투자자는 자기 목적과 확률에 맞게 거래를 최소화하면서 꾸준히 모아가면 됩니다. 오늘의 결론은 한 줄입니다. 신기하게도 기다리는 하락장은 오지 않더라.

굴림 — 배당 투자 기록 앱

예측 대신 기록으로 대응하기

하락장을 버틸 환경인지 궁금하다면, 굴림에 계좌·현금흐름을 기록하고 월별 추세로 점검해 보세요

무료로 시작하기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수치는 작성 시점 공개 자료와 지수 데이터 기준의 예시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S&P500이 실제로 반토막 난 적이 얼마나 있나요?+

SPY 기준 1993년부터 2026년까지 34년간 고점 대비 -50%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단 한 번이었습니다. 닷컴버블 때도 -49%에서 멈췄고, -30% 하락도 최근 10년 기준 2020년 코로나 한 번뿐입니다.

폭락을 기다렸다가 사는 전략은 왜 어렵나요?+

2010년부터 다음 반토막을 기다린 사람은 한 번도 매수하지 못한 채 현금만 들고 있어야 했고 그동안 S&P500은 7배 올랐습니다. 기다리는 비용이 폭락 시 할인폭보다 커질 수 있습니다.

하락장이 적립식 투자자에게 유리하다는 게 사실인가요?+

조건부로 사실입니다. 2017년 11월〜2026년 8월 매월 50만원 적립 시 누적수익률이 낮았던 코스피(162%)가 S&P500(191%)보다 최종 총자산이 2,800만원 더 많았습니다. 횡보·하락 구간에 싸게 모은 수량이 후반 상승에서 커지기 때문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