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가 일반계좌보다 세금이 더 나오는 경우: 투자금별 손익분기 계산

서대리··7분 읽기
ISA가 일반계좌보다 세금이 더 나오는 경우: 투자금별 손익분기 계산

세법개정안 이후 ISA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만기가 3년이라 중단기 투자자에게 인기 많은 절세계좌고, VOO나 QQQ 직투는 안 되지만 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국내상장 미국 ETF는 투자할 수 있어 많은 분들이 이용합니다. 그런데 계산해 보면 투자금이 적을 때는 ISA가 일반계좌보다 세금이 더 나오는 역전이 일어납니다. "절세계좌라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를 시뮬레이션 숫자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ISA가 늘 이기는 것이 아닙니다: 비과세 구조의 차이

온라인의 ISA 추천 글은 대부분 사회초년생에게 특히 좋다고 말합니다. 혜택 자체만 보면 세액공제와 낮은 연금소득세가 있는 연금계좌가 훨씬 좋지만, 그 혜택은 만 55세 이후 연금수령이 전제라서 결혼이나 내집마련처럼 큰돈 들어갈 이벤트가 남은 2030에게는 3년 만기 ISA가 나아 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ISA가 일반계좌보다 절세가 되려면 조건이 필요합니다. 투자금이 어느 정도 크거나 수익률이 높아야 합니다.

  • 일반계좌: 실현수익 매년 250만원씩 비과세 (해마다 리셋)
  • ISA 서민형: 3년 만기 합산 400만원 비과세, 초과분 9.9% 분리과세
  • ISA 일반형: 3년 만기 합산 200만원 비과세, 초과분 9.9% 분리과세

ISA 세율 9.9%가 일반계좌 양도세율 22%보다 훨씬 낮아도, 수익금이 크지 않으면 일반계좌는 매년 생기는 비과세 한도 안에서 세금이 거의 끝나버립니다. 역전이 일어나는 구조적 이유입니다.

계산: 월 100만원씩 수익률 10%면 일반계좌가 이깁니다

월 100만원씩 연 1,200만원을 투자하고 매년 10% 수익이 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예시 기준). 일반계좌는 VOO 직투, ISA는 KODEX 미국S&P500입니다. 3년 뒤 세전 계좌 총자산은 4,369만원, 원금 3,600만원에 수익 769만원입니다.

계좌세금 계산3년 총 세금
일반계좌 (연 250만원 비과세 활용)1년차 수익 120만원 전액 비과세 · 2년차 252만원 중 2만원만 과세 · 3년차 397만원 과세약 33만원 (세후 4,336만원)
ISA 서민형(769만 - 400만) × 9.9%36만 6천원
ISA 일반형(769만 - 200만) × 9.9%56만 4천원

절세계좌라는 명성과 달리 이 조건에서는 일반계좌 세금이 가장 적습니다. 계산을 뜯어보면 이유가 보입니다. 1년차 수익 120만원은 250만원 비과세보다 적으니 세금이 아예 없고, 2년차는 수익 252만원 중 2만원만 과세 대상이라 실제 세금이 4천원 수준입니다. 3년차 수익 397만원에서 그나마 세금이 나오는 정도죠.

물론 매년 250만원에 맞춰 수익실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번거롭고 서민형과의 차이는 밥 한 끼 굶은 정도입니다. 하지만 비과세가 200만원뿐인 일반형이라면 차이가 은근히 벌어집니다.

유불리가 갈리는 손익분기

조건을 바꿔가며 시뮬레이션하면 경계선이 보입니다.

조건 (3년 적립)유리한 계좌비고
연 1,200만원 · 수익률 10%일반계좌위 표 기준
연 1,200만원 · 수익률 15%ISA세금 차이 30만원 이상
연 1,800만원 · 수익률 10%ISA일반 약 104만원 vs 서민형 약 75만원
연 600만원 · 수익률 19%일반계좌워런 버핏급 수익률에도 역전
연 2,000만원 · 수익률 19%ISA서민형 기준 세금 차이 약 180만원

하나씩 보면 연 1,200만원 그대로 수익률만 15%로 오르면 ISA가 확실히 유리해져서 세금 차이가 30만원을 넘습니다. 수익률을 10%로 두고 연 입금을 1,800만원으로 늘려도 비슷합니다. 일반계좌는 비과세를 매년 챙겨도 세금이 104만원쯤 나오는데 서민형 ISA는 75만원입니다.

반대로 연평균 19%라는 워런 버핏급 성과를 내도 연 600만원 입금이면 일반계좌가 낫습니다. 수익률이 아무리 높아도 투자금 자체가 적으면 연간 실현수익이 일반계좌 비과세 한도 250만원을 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같은 19%에 입금만 2,000만원으로 늘면 이때부터는 ISA가 압도적입니다.

결국 ISA 혜택은 투자금이 많고 수익률이 높을수록 커지는 구조입니다. 참고로 국내주식은 어차피 시세차익 비과세라 이 비교 자체가 거의 무의미하고, 이 계산이 의미 있는 대상은 대부분 국내상장 미국 ETF 투자자입니다.

연봉 4,000만원 직장인의 현실

연봉 4,000만원이면 세후 월 294만원 정도입니다. 혼자서 월 300만원이면 큰돈이지만 요즘 집값과 물가를 생각하면 넉넉하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서울에서 월세로 혼자 사는 직장인의 항목별 평균 생활비를 감안하면 한 달 투자 여력은 70만원 안팎이 현실적입니다. 소비를 최적화하면 20〜30만원을 더 아낄 수 있겠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죠. 월 70만원이면 절대 적은 돈이 아니고,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훌륭한 저축률입니다.

문제는 이 여유자금을 전부 ISA에 넣어도 시장 분위기와 종목 수익률에 따라 일반계좌 직투보다 절세 혜택이 적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ISA에서 월 50만원씩 국내상장 S&P500이나 나스닥 ETF를 모은다면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 절세 혜택을 제대로 받으려면 나스닥 레버리지나 반도체 ETF처럼 기대 수익률이 훨씬 높은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하는 아이러니가 생기죠.

적은 돈으로도 자산 형성을 더 효율적으로 하라고 만든 제도인데 실제 효율 측면에서는 매년 투자금을 넉넉하게 넣을 수 있는 사람이 혜택을 보기 쉬운 구조입니다. 주식투자를 안 해본 분들이 제도와 이번 세제개편안을 설계한 것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절세계좌 취지에 맞게 비과세 한도를 늘리거나 특정 소득 이하는 아예 면제해 주는 식의 보완이 있어야 투자금이 적은 분들도 부담 없이 모을 동기가 생길 것입니다. 국내주식 활성화 혜택을 주는 것도 좋지만 투자자들도 금전적 여유가 있어야 다른 투자까지 시도합니다. 어떤 자산을 통해서든 개인의 금융자산이 넉넉해지면 복지 비용을 선순환 구조로 돌릴 수 있으니 사회 전체로도 이득입니다.

그래도 ISA를 쓰는 이유

여기까지 보면 ISA가 나빠 보이지만 무조건 유리해지는 경우가 하나 있습니다. 만 55세 사적연금 수령을 목표로 연금계좌 투자금을 늘릴 계획이라면입니다. ISA 만기 자금을 연금저축펀드로 옮기면 이전 금액의 10%를 추가 세액공제 받고, 가장 효율 좋은 계좌에서 계속 모아갈 수 있습니다. 연금저축펀드는 ISA 만기 이전분을 포함해 1년에 최대 3,800만원까지 입금할 수 있는데 이 납입한도는 이월되지 않아 해를 넘기면 그냥 사라집니다.

ISA는 만기해지해서 써도 되고 연금계좌로 한 번에 넘길 수도 있습니다. 일반계좌에 없는 선택지를 보존한다는 점만으로 무난한 선택입니다.

중간에 빼서 쓸 단기 자금이라면 일반계좌든 ISA든 유불리는 시장 상황에 따라 갈리고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다만 일반계좌에서 연금계좌로는 납입한도 때문에 한 번에 옮길 수 없다는 비대칭이 있으니, 유리한 세팅을 먼저 해두고 상황에 맞게 대응하면 됩니다.

예시 기준으로 이런 우선순위 설계가 가능합니다. 1순위로 연금계좌를 채우고 2순위로 ISA를 연 2,000만원까지 채우는 방식입니다. 미국 ETF 배당이나 자가배당으로 노후 생활비를 쓸 계획이라면 사적연금 수령이 세금 효율이 가장 좋고, 세금 효율이 좋다는 것은 같은 생활비에 필요한 투자금과 모으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사적연금도 나중에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걱정에는 이렇게 답할 수 있습니다. 연금계좌에서 일반계좌로는 세금만 내면 언제든 한 번에 옮길 수 있지만 그 반대는 불가능하니, 지금 유리한 쪽에 세팅해 두고 제도가 바뀌면 그때 대응해도 늦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계좌 선택이 아니라 꾸준히 모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본이 되어야 그 다음이 있습니다. 시장은 시뮬레이션처럼 매년 똑같이 오르지 않습니다. 많이 오르는 해도 있고 적게 오르는 해도 있고 2022년처럼 크게 빠지는 해도 있습니다.

디테일하게 유불리를 따져봤자 시장 상황과 내 투자금, 내가 고른 종목 수익률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이니 작은 차이에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반계좌에서 국내상장 미국 ETF를 모으는 조합만 피한다면 ISA에서 한국판 S&P500을 모으든 일반계좌에서 VOO와 QQQ를 직투하든 큰 문제가 없습니다. 미국 지수 ETF 투자자 기준으로는 ISA가 무난한 선택지라는 것, 그리고 아직 벌어지지 않은 규제 걱정에 미리 스트레스 받으면 나만 손해라는 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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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상품의 매수나 매도, 세무자문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계산은 작성 시점 세법 기준의 단순화된 예시이며 실제 세금은 개인별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제도 개편안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ISA가 일반계좌보다 세금이 더 나올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일반계좌는 실현수익 250만원이 매년 비과세되는 반면 ISA는 3년 만기 합산 400만원(서민형)뿐이라, 월 100만원 적립에 수익률 10% 수준이면 일반계좌 세금이 더 적습니다. 투자금이 크거나 수익률이 높아야 ISA가 유리해집니다.

어떤 조건부터 ISA가 유리해지나요?+

시뮬레이션 기준 연 1,200만원 적립이면 수익률 15%부터, 수익률 10%면 연 1,800만원 적립부터 ISA가 유리합니다. 반대로 연 600만원 적립은 수익률 19%여도 일반계좌가 낫습니다.

그래도 ISA를 쓸 이유가 있나요?+

만 55세 연금수령을 목표로 한다면 ISA 만기 자금을 연금저축펀드로 이전할 때 이전 금액의 10% 세액공제를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로를 쓸 계획이라면 ISA가 무조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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